지금까지는 백제금동대향로에 등장하는 17인의 인물이 누군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동이족의 역사와 문화를 중요 인물들을 통해 표현하였음을 설명하였다.
이제부터는 백제금동대향로의 하이라이트이다. 백제금동대향로 속에 숨어 있는 천문학과 신선사상의 요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백제금동대향로가 『산해경(山海經)』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천문학과 신선사상 역시 산해경을 바탕으로 향로 속에 표현 하였다. 이제부터 그 숨은 비밀들을 풀어가고자 한다.
10간(干)은 10개의 줄기(幹)로 하늘의 수이고, 12지(支)는 하늘의 10개의 줄기가 땅에 내려와 12가지(枝)가 된 땅의 수이다. 이 하늘의 10줄기와 땅의 12가지가 합하여 60마디의 간지(干支)가 되니 이를 60간지(干支)라고 한다.
10간(干)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이고, 12지(支)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이다. 10간(干)은 10날(日)을 가리키고, 12지(支)는 12달(月)을 가리키기 위해서 은(殷)나라(BC1600년~BC1046) 이전에 만들어졌다. 이러한 하늘의 10개의 해(日)와 땅의 12개의 달(月)을 조합하여 60간지(干支)를 만드니, 1년을 12달을 기준으로 하여 60년 주기(周期)가 되었다. 이 60년 주기의 각 해마다 이름을 붙이니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등의 60갑자’가 되었다.
『산해경(山海經)』에 이르기를, ‘중국의 동쪽에는 군자국(君子國)인
『산해경(山海經)』<대황남경(大荒南經)>편에 ‘동남쪽 바다의 밖 감수(甘水)의 사이에 희화국(羲和國)이 있는데, 여자가 있어 희화(羲和)라고 한다. 해를 감연(甘淵)에서 목욕시키는데, 임금인 준(俊)의 아내이며, 열 개의 해를 낳았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해외동경(海外東經)>편에 ‘아래에는 탕곡(湯谷)이 있고, 위에는 부상(扶桑)나무가 있는데, 10개의 해가 목욕하는 곳이다. 물 속에 큰 나무가 있는데, 9개의 해는 아랫가지에서 살고, 1개의 해는 윗가지에서 산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대황동경(大荒東經)>편에 ‘대황의 가운데에 얼요군저(孼搖頵羝)라는 산이 있는데, 위에는 해가 뜨는 뽕나무(扶桑)가 있어, 기둥의 높이가 300리이고 그 잎은 겨자나무 잎과 같다. 계곡이 있는데, 온원곡(溫源谷)이라고 한다. 탕곡(湯谷) 위에 해가 뜨는 뽕나무(扶桑)가 있는데, 하나의 해가 바야흐로 이르면 또 하나의 해가 바야흐로 나오며 모두 가운데에 까마귀가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태양의 운행도수(運行度數)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태양이 하나씩 교차하며 도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개의 태양이 하루를 운행하면, 다음 2번째 해가 둘째 날을 운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양은 10개의 성향을 가진 태양이 1주기(周期)로 돌게 되니 이를 태양의 도수라고 한다.
이러한 태양의 도수를 선조들은 연·월·일·시에 적용하였으니, 이 각 태양의 이름을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라고 이름 하였다. 그리하여, 년(年)은 10년을 주기(周期)로 돌고, 사주팔자에도 10년을 대운(大運)이라고 하여 10년 마다 새로운 운(運)이 온다고 보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월(月)·일(日)·시(時)도 10마디를 주기로 돌아간다고 보았다.
향로 최상단 봉우리 뒤에 있는 10개의 향구(香口)는 10개의 해(10日)을 상징하고, 여기에 봉황의 2개의 향구(香口)가 더하여 총 12개의 향구(香口)가 되니 이는 12개의 달(12月)을 상징한다.
한편, <대황서경(大荒西經)>편에 ‘여자가 달을 목욕시키는데, 임금인 준(俊)의 아내 상희(常羲;羲和)이며, 12월을 낳았다.’ 라고 되어 있는데, ‘12월을 낳았다’는 원문에 ‘生月十有二’라고 되어 있어 ‘열에 둘이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향로 상단의 10개의 향구(香口)와 봉황의 2개의 향구(香口)가 바로 그것이다. 즉, 10간이 땅에 내려와 12지가 된 것을 상징한 것이다. 10간은 10개의 해를 상징하고, 12지는 12개의 달을 상징하여 이들의 조합으로 60간지(干支)가 생겼다. 즉, 12지(支)는 12개의 달을 상징하고, 달은 12 도수로 운행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각 12개의 달에 이름을 붙이니,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가 되었다.
이리하여 10천간(天干)과 12지지(地支)의 조합으로 60갑자(甲子)가 생겨 60년, 60월, 60일, 60시를 기준으로 기운이 바뀌고 돈다고 보게 되었고, 이에 따라 60의 4단계 조합인 60*60*60*60=12,960,000 종류의 운세가 있다고 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세분화 하여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운세를 조합해 내기도 한다. 이는 곳 우리 선조들이 60진법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4천년 전 바빌로니아에서도 60진법을 사용하고 원의 둘레가 360도이며 1년을 360일로 보았다고 하는데, 고대에 상호 충분한 교류가 있었던 듯 하다.
선조들은 태양이 매일 뜨지만 그 태양들의 기운이 10가지로 분류 된다는 것을 알았고, 이는 5행(行)에 음양(陰陽)이 있어 10의 수가 되는 하도(河圖)의 원리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하도(河圖)의 그림은 둥근 원들로 표시 하였다. 이 둥근 원들은 태양을 상징했던 것이다.
이러한 10개의 태양은 그 안에 삼(三) 수(數)를 상징하는 삼족오(三足烏)를 내포하고 있었으니, 각각 10개의 태양*3=30일을 상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한 달이 30일로 구성됨을 이야기로 함축한 것이다. 즉, 10개의 태양인 10日을 순(旬)이라고 하고, 이에 따라 한 달을 초순, 중순, 하순이라 하였다. 따라서 10개의 태양은 삼족오가 있어 30일이 되고, 12개의 달은 12방위를 따라 움직이므로 12달이 된 것이다. 천부경(天符經)에서는 10개의 태양 속의 삼족오를 ‘일적십거 무궤화삼(一積十鉅 無匱化三)’이라고 하여, 하나가 10이 되더라도 삼(三)의 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가 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엇인가.
향로 하단에 표현하기를, 바다 속에 용이 있는데 이는 인체에서 단전 (丹田) 기해(氣海)에 선천원기(先天元氣)가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향로의 바다는 기(氣)의 바다이고, 용(龍)은 온갖 조화를 일으키고 모든 것을 창조하는 선천원기(先天元氣)이다.
이로부터 탄생한 삼신산(三神山)은 신선들이 도(道)를 닦는 곳이고, 도인술이나 좌선을 통해 이러한 상징들을 표현하고 있다.
향로의 12개의 향구(香口)는 인체의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의 12자리 주천혈(周天穴)을 상징하고, 이 주천혈에 따라 수련을 하였을 때, 봉황의 알인 소약(小藥)을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소약을 바탕으로 여의주(如意珠)인 대약(大藥)을 얻게 됨을 이 향로는 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신선사상을 담고 있기에 이 백제금동대향로는 중요한 것이다.
『산해경(山海經)』<대황서경(大荒西經)>편에 ‘옥국(沃國)이라는 나라가 있으 며 옥국(沃國)의 백성들이 사는데, 들에서 봉황의 알을 먹고 단 이슬(甘露)을 마시고 살며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모든 일들이 절로 이루어졌다.’라고 되어 있다.
이 때의 옥국(沃國)은 단전(丹田)을 상징화 한 것이고 단 이슬(甘露)은 진기(眞氣)를 상징화 한 것이며, 봉황의 알은 선천원기(先天元氣)가 변화한 소약(小藥)이라는 내단(內丹)이니, 이는 신선도를 이야기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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