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에 냉랭한 우주 공간의 한 귀퉁이에서 티끌, 먼지, 돌덩어리, 기체가 모이면서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수억 년 동안에 덩어리는 덩어리와 합쳐져 원시 지구를 형성하였다. 크고 작은 운석들이 충돌할 때 생긴 열과 지구 중심으로 작용하는 인력과 압력에 의한 열은 지구 내부를 수천 도의 열로 들끓게 하였다. 이때 암석 속에 들어 있던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열을 내기 시작했다. 지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45억년 전에는 현재 지구에 들어 있는 방사성 원소의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방사성 원소가 있어 다량의 열을 방출, 지구 내부를 가열하는 데 참여했다.
원시 지구를 이룬 잡동사니들이 용해되면서 가벼운 것은 지구 내부로 이동하여 분리되었다. 쇠고기를 물에 넣고 끊이면 기름이 뜨듯이 육지를 만든 물질이 지표로 떠올랐다. 육지를 이룬 물질은 밀도가 작거나 비중이 작은 암석으로 되어 있었다. 바다 밑의 돌은 육지의 암석보다 밀도가 큰 검은 돌(현무암)이다. 이 돌은 육지의 암석보다 무겁기 때문에 영영 육지처럼 높이 솟아 있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물로 덮여 물 표면 위로 나타날 수도 없다. 이렇게 하여, 육지와 바다가 숙명적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육지는 40억년 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점점 그 면적이 증대되고 있지만, 겨우 지구 표면적의 30%를 점령한 데 불과하다. 아직도 육지는 성장하고 있으나 그 양은 미미하다.
1. 30억 살의 늙은 땅, 한반도 |
지구의 30%인 육지 중에서 극히 작은 면적을 점한 것이 한반도이다. 한반도는 젊지 않은 땅이다. 다시 말해, 30억 살쯤 먹은 늙은 돌로 꽉 찬 땅이다. 주변의 중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오래된 곳이 한반도이다. 중국은 대륙의 반 정도가 우리와 비슷한 30억 년의 나이를 먹었지만, 나머지 반은 4억~5억년 정도로 매우 젊은 땅이다. 일본 역시 가장 오래된 암석이 4억~5억년 밖에 되지 않아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되는 젊은 땅이다.
한반도의 지형도 한반도 지질도
중국의 중서부와 남부는 산맥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 산맥은 모두 습곡산맥이다. 높은 습곡산맥은 그 땅이 요동치며 변동하고 있음을 여실히 나타내 주는 증거물이다. 이들 여러 산맥들은 히말라야 산맥과 거의 평행한 산세를 보여 준다.
한국에는 이런 변동대가 없다. 따라서, 지진의 위험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하다. 일본은 섬나라이면서도 호를 이룬다. 이런 '호상열도'를 '화채열도'라고도 한다. 한반도 앞에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듯한 도호이다. 화채열도는 알래스카에서 시작된다. 알류샨 열도, 쿠릴 열도, 일본 열도, 서남 제도, 더 남쪽으로는 필리핀 마리아나 등의 열도가 있는데, 이들 열도는 모두 태평양 쪽으로 배를 내민 모양이다.
한반도와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은 태평양으로 동경 부근을 불쑥 내민 일본 열도이다. 일본은 한반도의 입장에서 보면 재난을 막아 주는 방파제와 같은 섬나라이다. 지진과 화산의 피해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일본이 없다면 한반도는 태평양에서 밀어닥치는 재난을 막바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태평양 바닥의 암판(이것을 '태평양판'이라고 하며, 그 두께는 약 100km)은 1년에 7.5cm의 속도로 일본으로 밀려오고 있다. 일본에 와서는 같은 속도로 일본 열도 아래로 섭입(subduction)하고 있다.
2. 육지였던 황해의 역사 |
과거 2백만 년 동안 지구상의 바닷물은 100m 가량 낮아졌던 일이 여러 번(5~6회)있었다. 지금이라도 빙하의 얼음이 증가하여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두꺼워진다면 해수면이 100~13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만 1천 년 전에서 8만년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었다. 황해 바다는 깊이가 최대 70m 정도로 100m를 넘지 않는다. 1만 1천 년전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황해는 먼지가 일어나는 들판으로 변할 것이고 우리는 걸어서 중국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사이에도 대한 해협을 자동차를 타고 오갈 수 있을 것이다.
(A)
(B)
한반도 홍적세 후기(A)와 충적세 초기(B) 지형. 홍적세(2백만년전~1만년전)와 충적세(1만년전~현재) 시기의 한반도 주변 지형을 보여 주고 있다. 빙하기에 한반도와 연결됐던 중국과 일본 열도는 충적세에 와서 오늘날처럼 떨어지게 되었다. 빙하기에 중국과 한반도 사이의 황해 사이에는 '대한강'이라는 큰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당시 이 강을 건너 중국 대륙으로부터 우리나라로 사람과 동물의 이동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1만 1천년 전부터 빙하가 녹기 시작하여 3000년 후인 8000년 전경에는 현재와 거의 비슷하게 물이 가득 차 버렸다. 바닷물이 낮아지는 때를 빙기라고 한다. 이 때에는 온대 지방의 평균 기온이 6℃ 내외로 떨어진다. 현재는 후빙기라고 하는 따뜻한 시대인데, 빙기와 빙기 사이에는 따뜻한 간빙기가 있었다. 현재의 후빙기는 다음에 올 빙기 사이의 간빙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3. 3,000m나 가라앉은 동해 |
황해가 얕은 바다임에 반하여 동해는 퍽 깊은 바다여서 3,000m가 넘는 곳이 있다. 동해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하는 의문에는 학설이 구구한데, 지질학적인 증거로는 우선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동해는 5천만-6천만년 전까지 중국, 황해, 한반도와 연결된 육지였다. 동해 육지와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일본 열도는 바다였다. 동해 북쪽의 소련 열도인 시코테 알린(Sikote Alin)산맥, 한국의 함경산맥, 태백산맥을 이은 산맥 동쪽에 단층이 있어서 그 서측 즉, 현재의 산맥과 고원이 점차로 솟아오르고, 단층의 동측 즉, 동해는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2천 5백만 년 전부터 5백만 년 전 사이에는 서측이 상승을 중단하고 수백 미터 가라앉다가 5백만년 전부터 현재 사이에 지금의 상태로 솟아올라 해안에 산맥을 만들었다. 동해는 계속 가라앉아 깊은 바다로 변했다. 동해는 한반도 동해안에서 급격하게 깊어진다. 해안으로부터 7km 거리에서 바다의 깊이는 1,000m에 달한다. 함경북도 해안에서는 3km 거리에서 2,000m로 깊어지는 곳도 있다. 이곳의 기울기는 35°나 돼 거의 절벽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태백산맥은 1,500m까지 솟아나고 동해 바닥은 3,000m까지 가라앉아 있다.
동해의 해저 지형 모습. 동해는 평균수심 1,700m의 깊은 해분을 이루고 있으며 대륙붕 발달이 미약하다. 반면, 동해 중앙부에는 얕은 해저 언덕인 대화퇴(뱅크)가 발달하여 좋은 어장을 형성한다. |
동해에 관한 시비를 한 가지만 더 들어보자. 동해는 수천만 년 전에 일본 열도가 자리잡고 있던 곳인데, 그후에 일본이 남쪽으로 이동하여 그 빈자리에 현재와 같은 동해가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이 설은 1930년대부터 주장되었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조금씩 수정된 채 믿어졌던 일본인 학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지질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 설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일축하였다. 그 주장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일본에는 15억∼27억년이나 되는 오랜 암석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1980년대에 와서는 정반대되는 주장을 한다. 일본은 태평양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아무튼 동해가 생성된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4. 개마고원과 백두산 일대의 지형 |
평안북도 동쪽과 함경북도에 걸쳐 유명한 개마고원이 있다. 이 고원은 해발 1,000m이상 2,000m까지의 산지를 주로 하고 이에 2,500m 내외의 산을 곳곳에 분포시킨다. 개마고원은 태백산맥과 같은 시기에 솟아올랐지만 그 규모가 태백산맥보다 크고 웅장하다. 이 고원은 만주로 향하여 느슨하게 기울어져 있다. 그러나, 도중에 백두산이 솟아 있고 압록강과 두만강이 흐르고 있다.
개마 고원 일대의 지형도(좌) 함경남도 혜산군 보천면 일대의 지형도(우). 압록강은 깊은 유년곡을 이루고 강연안에는 감입곡류에 의해 원지형면상에 하안단구가 형성되어 있다. 백두산에서 발원하는 압록강과 두만강에 의해 형성된 백두산 일대의 하천지형은 화산폭발 전과 후의 시간차를 두고 해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백두산과 여기서 서쪽 및 동쪽으로 흐르는 두 강을 살펴보자. 개마고원은 5백만 년 전까지는 평야에 가까운 준평원이었다. 그 위를 압록강과 두만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평원을 유유히 흘렀다는 증거는 두 강의 유로를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두 강은 심한 곡류를 하고 있다. 이런 곡류는 산지를 흐르는 강에는 발달되어 있지 않는다. 이 곡류는 깊이 파고 들어간 감입곡류이며, 평원을 곡류하던 그 모양대로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간 것이다. 준평원이 솟아올라 두 강이 감입곡류로 변하자 큰 화산이 폭발하여 두 강의 상류를 용암으로 덮어 버렸다. 수십만 년 전의 일이다. 곡류하던 강의 상류가 용암과 화산재로 묻혀 버렸다.
백두산에서 남쪽으로 혜산진까지 70km 사이와 백두산에서 동쪽으로 무산까지 약 100km 사이에는 전혀 곡류의 흔적이 없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백두산 용암 위에 생긴 강은 직류하고 있는 것이다. 곡류, 감입곡류, 직류 등의 것들이 개마고원의 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
5. 10대 1의 경사도를 보이는 태백산맥 |
1,000∼2,000m의 고원에 1,000m 내외의 산체를 만들고 넓게 그 치맛자락을 씌워 산줄기들을 지배하듯이 군림한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태백산맥에 대해 알아보자. 태백산맥의 특징은 '10대 1'이라는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 서울서 대관령 꼭대기까지는 직선 거리로 약 200km인데 비해 대관령에서 동해까지는 20km이다. 남미의 안데스산맥은 이것이 15대 1이나 습곡 산맥으로 되어 있다. 이 습곡 산맥은 '나즈카판'이라는 대양암판이 남미 서해안 아래로 1년에 9.3cm의 속도로 섭입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나라 인천-동해의 경동지형 단면 지형도(좌)와 입체 모형도(우)
태백산맥은 습곡산맥이 아니다. 만약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황해를 건너 중국의 타이항 산맥까지를 계산하면 1,200km 대 20km 즉, 60대 1의 경사가 되는 것이다.
6. 지질의 특성과 고생물 |
한반도는 개마고원, 경기도, 소백산맥 등지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오래된 돌로 이루어진 곳이다. 즉, 지표에는 없지만 지하 수킬로미터에 숨어 있는, 15억년에서 27억년이라는 대단히 오래된 암석으로 되어 있다. 한반도의 나이를 30억 살로 보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오래된 땅에는 이점이 많다. 지진과 화산이 거의 없는 안전한 땅이라는 점이다. 한편, 곳곳에 연령이 어린 화강암체가 있으니 1억 8천만 년의 위용을 자랑하는 설악산과 금강산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또, 4억 년 전에는 우리 나라의 시멘트 산업을 일으키게 한 석회암이 무진장으로 생겨났고, 3억 년 전에는 다량의 무연탄이 묻혀 있는 지층이 쌓였다. 다만 석유의 복을 타고나지 못하였음이 아쉽다.
※ 참고문헌
- 정창희, '한국의 자연과 인간;한반도는 어떻게 형성됐나', 우리교육, 1997, pp..62~69.
1. 한반도 지각 형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 |
지리학자들은 지구상에 흩어져 있는 대륙들이 전에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또한,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까에 관하여 여러 가지 학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판구조론에 기초하여 각종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 그 변화를 예측해 보는 모델들이 나와 관심을 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을까? 그리고,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
한반도는 과거 약 5억 년 전에, 남반구 중위도인 남위 35도 부근의 오스트레일리아 서쪽에 붙어 있었다. 이 당시 한반도는 열대 얕은 바다 속에 있었으며, 이 때 만들어진 암석들이 영월, 태백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석회암이다. 그 뒤 조그만 땅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약 3억년 전에는 적도 부근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약 2억년 전에 지금의 북반부 중위도까지 올라와 멈추었다.
중생대 쥐라기의 한반도 지각 위치. 중생대 쥐라기 때 한반도가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가 처음부터 지금의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는 남부와 북부 두 땅덩어리로 분리되어 있었으며 이 둘이 서로 만나 하나의 한반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 가운데 오스트레일리아로부터 올라온 것이 남부 땅덩어리이며 북부 땅덩어리는 중국(북중국)에 붙어 있었다. 이 땅덩어리는 쥐라기 때 충돌하면서 붙어 하나의 한반도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면, 충돌 현장은 어느 곳일까? 이론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지질학적 자료를 근거로 추정하기는 임진강 일대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이 임진강대는 북중국과 남중국의 칠링-다비-산둥선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두 대륙의 충돌 근거.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 두 대륙의 충돌에 관한 논의는 중국 두 대륙의 충돌의 연장선에서 이해를 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다.
2. 한반도 대륙이동의 근거와 전망 |
시카고 대학 고대 지리학 연구소의 크리스토퍼 스코티즈 연구원은 이와 같은 과거의 대륙변화 요소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앞으로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이 실험에 따르면 1억 5천만년 후에 한반도는 바로 적도 위에 위치하고, 일본의 동경은 적도 상에 놓이게 된다. 그 대신 아프리카 북단은 북위 60도 부근까지 올라와 추운 지역으로 변하게 된다.
한편, 남극과 오스트레일리아는 하나의 대륙으로 통합되며, 오스트레일리아는 다시 인도차이나 반도와도 연결되어 시베리아, 중국, 동남아, 오스트레일리아, 남극이 하나로 이어진다. 이때는 태평양 밑의 지각판의 운동으로 대서양은 매우 좁아지고 알래스카가 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한반도가 매년 평균 2-3cm씩 동쪽으로 이동한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1996년 10월 31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립천문대와 국토지리원이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결과, 한반도와 만주지방, 일본 열도 서남부는 지금까지의 정설과는 달리 '아무르판'이라는 새로운 판 위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아무르판의 증거. 1995년에 일본 효고현 남주에서 일어난 지진의 원인은 활단층의 오른쪽 옆층 밀리기 운동에 따른 탄성 파동으로 생각된다. 이 단층 운동의 원인이 동서의 압축력이라는 것은 알려저 있지만 그 원인을 밝혀져 있지 않다. 일본 국립 천문대의 연구팀은 긴키지방의 동서 압축의 원인으로 아무르판의 동진을 생각하고 있다. 아무르판은 동아시아에서 서남 일본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었지만, 그의 존재를 나타내는 남쪽과 서쪽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판의 내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우주 측지 기술을 사용하여 아무르판의 위쪽이라고 생각되는 지점과 그 밖의 지점과의 상대적인 움직임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아무르판의 위쪽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이 매년 수 cm씩 동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월간과학', Newton, 계몽사, 1997, p.11)
아무르판의 존재가 확인되고 그 움직임을 정량적으로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일본 열도에 지질 위험도를 더욱 정확하게 평가하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한반도가 속해 있는 이 아무르판이 동해의 오호츠크판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는 매년 동쪽으로 조금씩 이동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가 언젠가는 태평양 바닥으로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 참고문헌
- 권동희, '지리 이야기', 한울, 1998, pp..31~33.
- 월간과학, Newton, 계몽사, 1997, p.11.
- 최영선, '자연사 기행', 1995, 한겨레 신문사, p.125.
- 이상헌외 2명,'화석', 경보화석박물관, 1997, p.49.
출처: 이우평의 지리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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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는 북위 33-43° 사이에 있다. 그러나 지질시대에는 지금의 위치가 아니었다.
한반도는 고생대에 적도 부근이었고 중생대 쥐라기 이후 지금의 자리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한 반도는 거대한 유라시아대륙에 돌기처럼 튀어나와 달려 있다. 따라서 한반도는 오랜 지질시대 동안 유라시아대륙과 한 몸처럼 움직여 왔던 것이다. 오늘날 유라시아대륙과 한반도에 비슷한 지질구조가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약 2억년 전 지구는 판게아라고 하는 거대한 하나의 대륙이었는데 이 판게아가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 오늘날 지각은 30개의 크고 작은 판들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한반도는 본래 하나의 땅덩어리였을까? 중국대륙이 본래 하나의 대륙이 아니고 북중국판과 남중국판이라는 두 개의 대륙이 지금으로부터 2억3천만년 전 서로 충돌해 봉합되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되었다. 이같은 대륙충돌을 확인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다이아몬드나 석영이 고밀도로 뭉쳐진 코어사이트 등 초고압 변성암대의 존재이다. 중국의 경우 이들 초고압 변성암이 친링산맥 - 다비산 - 산둥반도로 이어지는 지역에서 발견된다.
중국이 두 대륙이 충돌하여 봉합되어 만들어졌다는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대륙의 충돌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잇따라 발견되어 한반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대륙이 충돌해 합쳐졌을 가능성이 점차 유력해지고 있다.
그런데 신생대 제4기말(1만5천년 전)부터 마지막 빙하가 녹아 해수면의 수위가 100m 이상 높아짐으로써 지금의 황해가 만들어지기까지 중국의 동해안과 한반도의 서해안이 붙어있었던 만큼 중국의 충돌봉합대가 한반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설이 성립된다.
초기에는 한반도 지각의 움직임은 일반적으로 중국대륙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최근은 한반도의 지질역사가 세계 지질학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다. 즉 중국대륙에서 확인된 대륙충돌대의 동쪽 연장이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는 충돌대와 관련될 수 있는 두 개의 습곡대가 알려져 있다. 그 하나는 한반도 남부에서 안정된 지괴인 경기육괴와 영남육괴 사이에 북동-남서 방향으로 발달하는 옥천대이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 중부의 경기육괴 바로 위쪽에서 동서 방향으로 발달하는 임진강대이다.
임진강을 경계로 한반도 남과 북은 지질이 완전히 다르다. 두 땅덩어리가 2억5천만년 이전에 붙는 대충돌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게 최근의 유력한 가설이다. 임진강 지층대인 휴전선의 민통선을 따라 지층이 급격히 달라지는데다 중국 대륙도 이 무렵에 거대한 남부와 북부의 땅덩어리가 접합하는 충돌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두 땅덩어리가 충돌했다면 엄청난 열과 압력이 발생해 다이아몬드 같은 초고압 광물이 발굴되는데, 아직까지 대륙충돌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줄 다이아몬드나 코어사이트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고압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변성광물인 각섬암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륙충돌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대륙충돌을 뒷받침하는 고압 변성광물인 각섬암이 발견된 곳은 임진강대의 남쪽 경계부에 해당하는 연천군 미산면 마전리와 포천군 관인면 중리 등 한탄강 부근이다.
한편 옥천 지층대는 충주 호수, 괴산 · 옥천을 지나 태백산 지역에 이르는 지역으로 이곳은 가장 밑바닥부터 오래된 순서대로 쌓인다는 지질학의 오랜 진리나, 방사성 동위원소의 연대측정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여러 나이의 암석들이 뒤섞여 ‘시간의 퇴적’을 확인하기 어렵고 게다가 강한 열과 압력으로 거의 모든 돌이 변성돼 당시 화석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시간의 뒤죽박죽 상태이며 무언가 강한 힘에 밀려 지각이 짜부러 든 것으로 추정한다.
옥천 지층대가 언제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밝혀지게 되면 한반도 지질사를 다시 써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고생대인 4억4천만년 전부터 3억1천만년 전까지 1억3천만년의 시간(데본기)에 해당하는 지질층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이다. 학자들은 지층은 차곡차곡 쌓인 뒤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더라도 분명한 흔적을 남기는데, 이 시기의 흔적만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역사에서 데본기가 사라진 것은 강원 지역의 융기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어오고 있다. 강원 지역이 바다에서 떠오르면서, 밀려난 데본기 지층이 서해 바다로 흘러들었거나, 강한 지각의 압축·변형운동으로 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 학자들이 사라진 지층 일부를 민통선 부근에서 찾았다는 주장을 제기해 남북 공동의 민통선 지역 지질탐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 한반도 지질 연구 성과들을 모아 영국 학자 리드맨 박사와 함께 <우리 돌 이야기>를 펴낸 전희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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