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삶의 흔적

의문의 죽음, 그러나 여전히 화두는 "사람!"

설레임의 하루 2009. 5. 29. 00:46

김명곤의 사람마당 2009/05/28 05:31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망 직전 정황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호원은 1차 진술에서 담배에 관한 대화를 소개한 뒤,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하시길래 부엉이바위 주변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잠시 시선을 돌린 사이, 노 전 대통령이 투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랬다가 "정토원으로 대통령의 심부름을 다녀오는 사이, 이미 부엉이바위에서 사라졌다"고  번복했고, 3차 진술에서 "부엉이바위 쪽으로 등산객이 접근해서 이를 제지한 뒤 돌아보니 대통령이 투신했다"
계속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경호원의 1차 진술에 의존해서 <노 전대통령,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의 의미>란 

글을 써서 3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은 저로서는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글의 핵심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그 분의 마음 속에 들어

있던 것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었다 해석이었고, 많은 분들이 그 해석에

애도와 공감을 표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고인을 미화했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게 됐습니다.  


게다가 장례준비위원회로부터 영결식 총감독 대한 제의를 받고, 5월 29일에 거행되

는 전체 영결식의 컨셉을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로 잡자고 제안해서 동의를 받고,

그 컨셉에 맞춰서 시청 앞 광장에서 거행되는 "노제 문화행사"의 틀을 짜느라

10여 명의 기획연출팀들과 연 이틀 밤을 새다시피 하고 있던 저로서는 대단히 난감한

소식이었습니다.



아직 수사가 계속되고 있고, 경찰의 부실한 수사에 대한 전국민의 혼란과 분노

거세어지고 있기 때문에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만약 노 전대통령께서 경호원과 '사람'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면, 저의 글과 영결식의 컨셉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시급한 고민거리가 된 것입니다.

 
잠을 못이루고 새벽까지 뒤척이며 제가 내린 결론은 

"만약 경호원과 그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더라도, 그 분의 가슴속에 남은 마지막 말은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일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분은 "저기, 바람이 부네!", 또는 "저기, 새가 나르네!", 또는 "저기, 구름이 떠가네!"보다는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라는 말이 훨씬 더 어울리는 삶을 살아왔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언제나 "사람 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을 바쳤고, 싸웠고,

분노했고, 도전하며 살아오셨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비전이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과

조롱과 저주에도 꿋꿋이 버터 오셨습니다. 


'사람'에 대한 겸손한 존중심과 높은 윤리관과 엄격한 도덕율이 있었기에, 그 드높은 이상에 상처를 입힌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부엉이바위 아래 몸을 던지신 겁니다.




그런 분이 몸을 날리기 전에 '사람' 말고 다른 무엇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대화를 했건 안했건 전 그 분의 마지막을 그렇게 상상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저의 지극히 감상적인 상상이라고 비난하시면 그 비난 고스란히 받겠습니다. 

사실이야 어떻든, 저의 가슴 속에 담긴 그 분의 마지막 말은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영결식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적 주제어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노 전대통령께서 몸을 던져 우리에게 마지막 남기신 화두는 바로, "사람!"입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이 평소에 가장 즐겨 부르신 노래인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가사를 고인의 영전에 바칩니다.


사랑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불이 타는 가슴 가슴 마다 햇살이 다시 떠 오르네
아~~영원히 변치 않은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불이 타는 가슴 가슴 마다 햇살은 다시 떠 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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